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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뉴스

일 자
2022-01-17 10:13:41.0
제목 : ‘가축전염병예방법(가전법) 시행령 개정’ 입법 예고 논란

방역위반 땐 사육제한·폐쇄 명령 양돈농가 8대 방역시설 의무화

강도 높은 명령·처분 기준 제시 “지나친 규제”…농가 거센 반발

 

정부가 가축전염병 방역규정을 위반한 농가에 사육제한·농장폐쇄 등 강도 높은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법령 개정에 나섰다. 또한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8대 방역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가금류 농장에 대해서도 방역기준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규제 강화를 통해 가축전염병 발생에 따라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것을 막겠다는 게 정부 의도지만, 농가들은 기본권 침해를 주장하며 크게 반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방역 위반 농가에 사육제한·폐쇄 명령=농림축산식품부는 12일 ‘가축전염병 예방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시행령 개정안에는 방역규정 위반 농가에 대한 처벌의 세부 절차와 기준을 마련해 사육제한·폐쇄 명령이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 가전법에는 전염병 발생 위험이 높은 가축 사육시설에 대해 6개월 이내 사육 제한 또는 폐쇄를 명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지만 명령 절차·기준이 불명확해 일선 현장에서 명령·처분을 적용하기 어려웠다. 이에 방역 위반행위에 대한 처분 절차와 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조항을 법 시행령상에 신설해 법 집행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게 정부 의지다.

가축 사육시설 폐쇄·사육제한의 기준이 되는 위반사항은 모두 7가지다. 이 가운데 ▲가축 또는 오염우려물품 이동제한명령 위반 ▲외국인 근로자 고용신고·교육·소독 미이행에 따른 가축전염병 전파 ▲가축전염병 확산 국가에서 입국한 축산농가의 입국신고 미이행에 따른 가축전염병 전파 ▲국립가축방역기관의 검사·소독 등 조치 거부·방해 또는 기피에 따른 가축전염병 전파 ▲신고 대상 가축 신고 지연 등 행위가 적발된 농가엔 1회 적발만으로 사육 제한 3개월 처분이 내려진다. 2회 적발 땐 사육 제한 6개월, 3회 적발 때는 농장 폐쇄조치가 시행된다. 이외에도 ▲예방접종 명령 3회 이상 위반 ▲소독 설비·이행 위반 등 방역규정 위반행위가 적발될 경우 사육제한·농장폐쇄 처분을 내릴 수 있다.


◆모든 양돈장 8대 방역시설 의무화…가축 소유자 차량도 의무 등록=정부는 가전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전체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8대 방역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현재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중점방역관리지구에 속한 농가만 8대 방역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지만 시행규칙이 개정되면 전국 모든 돈사가 내·외부 울타리, 전실, 방역실, 입출하대, 물품 반입시설, 방조·방충망, 축산 관련 폐기물 관리시설 등 방역설비를 갖춰야 한다.

또한 가금류에 대해서는 사육시설과 연결된 알·분뇨 운송벨트와 벨트 주변에 야생동물 접근을 방지하고, 주변 바닥 등을 주기적으로 청소·소독하도록 하는 등 강화한 방역기준을 설정했다.

축산차량 등록 대상도 확대된다. 기존엔 가축 소유자가 소유·임차한 차량은 축산시설 출입차량 등록 의무 대상에서 제외돼 있었지만, 개정 후엔 가축 소유자와 축산 관련 영업 종사자 등의 차량도 등록 대상으로 지정된다.

축산계열화사업자의 방역 의무도 강화한다. 개정령안은 축산계열화사업자가 계약사육농가 방역 실태를 점검한 결과 미흡한 사항이 있으면 개선하도록 조치한 후 그 결과를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도록 했다.


◆“과잉규제”…업계 반발=축산농가들은 “규제가 너무 지나치다”면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해당 개정안에 따르면 계도(경고)나 벌금 부과 없이 단 1차례의 위법 발생만으로 3개월간 사육 제한조치가 이뤄지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충남 홍성의 한 양돈농가는 “영세농이나 고령농이 적지 않고, 지역에 따라 ASF 발생 위험도가 크게 차이 나는데 일괄적으로 8대 방역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따르지 않으면 처벌하겠다는 건 너무 지나친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생산자단체들도 즉각 성명을 내며 정부 가전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에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한돈협회는 “정부의 기습적인 입법예고는 헌법으로 보장한 국민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과잉금지 원칙에도 벗어나는 독재적 폭압”이라며 “정부는 즉각 법령 개정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한우협회는 “축산농가가 철저한 방역을 해도, 발생하는 질병에 대한 원인 분석과 근절대책 없이 방역에 대한 책임을 농가에게 떠넘기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대한양계협회도 “축산단체와 사전 협의 없는 법개정은 어불성설”이라면서 “전체 축산업계와 연대해 개정안 철회 촉구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다음달 3일까지 해당 개정령안에 대한 각계 의견을 접수할 계획이다.

이규희 기자 kyuhe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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